Clumsy 拙

Bruce Gagnier, Greg Colson, Byoungsoo Cho, and Sungwook Park

16 October-22 November 2020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동서양 문화 모두에 존재하는 '기교(Hand)'를 버리는 전통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한국의 도자기와 골동품, 그리고 미국의 컨템퍼러리 미술에 공통으로 드러난 '졸(拙, Clumsy)'한 미학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졸(拙)은 도덕경 45장의 문구 "대교약졸(大巧若拙)"에서 온 것으로 이는 '가장 높은 기교는 서툴러 보인다.'라고 해석되고, Clumsy는 졸(拙) 자를 번역한 것이다. 도교와 불교, 그리고 유교의 전통을 고루 이어받은 한국의 문화는 자연스럽고 기교가 없는, 소박한 성격을 띠며, 이는 종종 '서투름'의 미학으로 나타난다. '졸(拙, Clumsy)'함이란 미숙하다는 것도, 엉터리로 만들었다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 훈련을 통해 기술을 쌓은 사람이 잘 만들고자 하는 의도와 기교를 내려놓을 때, 그 결과 만들어지는 불완전하고 서툴러 보이는 '졸'박한 미학을 말한다. 이 전시에서 우리는 대가의 경지에 이른 미국의 조각가 브루스 가니에의 소박한 미학의 회화, 그렉 콜슨의 '길거리에서 주운' 재료로 만든 시적인 조각과 함께 한국의 분청 달항아리, 다완, 골동품을 통해 이들이 가지는 기교가 없는, 비어있는 듯한 느낌, 반듯하게 생기진 않았지만 순수하고 우아한 존재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전시에는 앞서 말한 브루스 가니에, 그렉 콜슨과 함께 조병수, 박성욱, 그리고 백제부터 조선까지 아름다운 일상 용품들을 만든 이름 없는 작가들이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