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Made

Bruce Gagnier, Greg Colson, and Sérgio Sister

15 October-15 November 2014

Thomas Park의 첫 번째 전시 Man-Made를 개최한다. 미국의 작가 브루스 가니에, 그렉 콜슨, 그리고 브라질의 작가 세르지오 시스터, 3인의 작업으로 구성되었다. 자연과 대치되는 '인위, 인공'을 의미하는 말인 'Man-Made'는 예술이 가지는 가장 근본적인 정체이기도 하다. 이 전시에서는 예술의 가장 오래된 정체를 돌이켜보는 동시에 'Man-Made', '사람이 만든'이라는 말이 내포할 수 있는 가능성, 즉 '기억과 감정을 가진 개인이 만든', 그리고 '사람이 손을 써서 만든'이라는 의미의 영역까지 탐색해보고자 한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브루스 가니에는 평생 조각 작업에 몰두해왔다. 드로잉과 회화 작업도 병행하지만, 그의 주된 미디엄은 조각이고, 인체의 형태이다. 그의 인체(또는 인물)는 이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종종 자코메티의 후손이라 일컬어지는 가니에의 인체는 상처 나고 주름지고 두들겨 맞은 듯 거친 표면을 하고, 그 포즈 또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불안하고 어색해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델 없이 기억과 상상으로 작업하는 가니에는 이 모든 인체가 결국 자기 초상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때로 기괴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형태와 표면에 대한 부분적인 설명이 되면서 그의 '검소한' 취향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의 조각은 시공과 정체를 초월한, 그러나 구체적이고 실존적 인간의 모습으로 이는 분명 자화상이 확대되고 깊어진 양상이다. 가니에는 이번 전시에서 Thomas Park를 위한 특별 에디션을 선보인다. 그는 여름마다 이탈리아에서 가르쳤는데, 매년 이탈리아로 여행할 때 휴대하기 간편한 작은 크기의 두상들을 제작했다. 두상을 흙으로 조각한 후 왁스로 캐스팅해서 이를 사 등분 하여 여행용 가방에 평평하게 운반하며 이탈리아와 뉴욕에서 지속해서 작업했다. 이 두상들은 "실존한 적이 없는 인물들의 '운반용 초상'으로, 움브리아와 토스카나, 라티움 등지의 고대 인물들을, 또는 브루클린과 몬테 카스텔로에 현재 거주하는 사람들을 닮기도 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받침대와 함께 다시 한번 바다를 건넜고 '운반용 초상'의 정체에 또 다른 레이어를 더한다. 서울 사람들 또는 그들이 기억하는 어떤 고대의 인물과 겹칠 가능성을 가지며.

이번 전시에서 그렉 콜슨은 ≪Stick Map≫ 시리즈 중 두 작품, <Beverly Hills>와 <San Pedro>를 선보인다. 그의 Stick Map은 콜슨의 전 작업에서도 크게 주목받아 온 시리즈로, 뉴욕 현대미술관과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미술관 등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전시되어 왔다. 시애틀에서 태어난 콜슨은 유전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의 베이커스필드에서 자랐고, 굴착기들이 보이는 동네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골조 형태, 즉 불필요한 것은 모두 뺀 기계의 구조적 특성이 자신의 미학을 이루는 근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Stick Map 시리즈는 특히 건물을 신축하는 공사 현장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 공사 현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정의 현현으로, 서로 몸을 포갠 내부의 레이어들과 그 뒤 도시의 모습까지 드러낸다. 이때의 영감을 바탕으로 그는 도시 속 버려진 재료들(합판 조각, 부러진 커튼 로드, 스키 폴 등)을 이용해 도시들을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방법으로 '맵핑'하는데, 그는 모든 도시에 "구조, 즉 보이지 않는 느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 그가 '맵핑'한 도시에는 한 도시가 주는 시간성과 멜랑콜리가 가시적으로 묻어있다. 과정으로서 미완성의 구조가 갖는 투명성과 연약함에 천착하는 그의 작업은 시간성과 텍스처가 두드러지는 수작업의 성격을 갖는다. 그의 작품 속 너트와 볼트, 연필 글씨 등 물리적인 흔적들은 바로 도시 속 삶이 구체적으로 구성되고 지어지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세르지오 시스터의 Caixa 시리즈는 색면을 품은 작은 상자들이다. 색에 집중한 회화 작업을 해오던 시스터는 어느 날 과일 상자를 발견하고 색 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된다. 색면이 공간, 공기와 직접 닿으면서 새로운 빛과 그림자를 만드는 것을 본 것이다. 이렇게 첫 번째 작품들은 실제 과일 상자로 제작되었고, 그 이후에는 목수가 준비한 좀 더 단단한 나무 판들을 이용해 작가가 직접 색을 칠하고 부분들을 조립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세르지오의 작업은 회화와 조각의 중간에 위치하는데, 미국의 미니멀리즘과 1960년대 브라질에서 일어난 네오-콘크리트 운동과 연관된다. 리지아 클락, 리지아 파페, 헬리오 오이티시카가 주축이 되어 일어난 이 운동은 모더니즘의 기하학적인 추상 형태를 계승하면서 감각적인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주장한다. 기하학적이고 구조적인 조형성 속에서 인간의 더 복잡한 현실, 즉 실존적이고 정서적이고 시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시스터의 작품도 이러한 맥락 속에서 파악이 가능한데, 그가 원한 색과 그 조합 자체가 공간 속에서 시적이고 음악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작고 소박한 모습의 상자들이지만 상자의 앞뒷면에서 엇갈려 펼쳐지는 색면들이 접했다 헤어지고, 그 조합과 위치가 변하면서 빛과 그림자의 드라마를 펼친다. 그 결과는 단순하지만 작지 않은 행복감이다.

1941년 월리엄스타운 출생인 브루스 가니에는 Skowhegan School of Painting and Sculpture와 Columbia University에서 수학하였고, 1976년 Haverford College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M-13 Gallery, Leslie Cecil Gallery, Lori Bookstein Fine Art 등 뉴욕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2014년 Newly Elected Members and Recipients of Honors and Awards에서 수상하였다. Yale University, Sarah Lawrence College, Parsons School of Design과 New York Studio School 등에서 다년간 가르쳤다.

세르지오 시스터는 1948년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University of São Paulo와 Armando Álvares Penteado Foundation에서 수학하였다. 1983년 상파울로의 Paulo Figueiredo Galeria de Arte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상파울루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으며, 2011년에는 뉴욕의 Josée Bienvenu Gallery에서, 2013년에는 파리의 Galerie Emmanuel Herve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의 Museu de Arte Moderna, Pinacoteca do Estado, Centro Cultural São Paulo 등 다수의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그렉 콜슨은 1956 시애틀에서 출생하여 California State University Claremont Graduate School에서 수학한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폭넓게 작품을 보여왔다. Patrick Painter Gallery 포함하여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여러 갤러리와 샌프란시스코의 John Berggruen Gallery, 뉴욕의 Sperone Westwater, 암스테르담의 Art Affairs, 런던의 Sprovieri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고, 뉴욕의 Metropolitan Museum of Art, Museum of Modern Art,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로스앤젤레스의 Museum of Contemporary Art,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산타모니카의 Getty Research Institute, 워싱턴의 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주요 미술관과 기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